오성국 블로그 이것저것 끄적끄적

가는 2020, 오는 2021


4월 5일을 마지막 포스팅으로 (2개 밖에 없어서 마지막이라기도 부끄^^;) 블로그가 잠잠했다. 최근에 일어났던 일들로 인해 기록도 남길겸 연말이고 하니 회고 형식으로 올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내년에 대한 각오를 글로 남겨두려 한다.




5월. 퇴사 라고 쓰고 실업이라 읽… ㄸㄹㄹ…


전세계를 누비며 여러사람을 골탕먹이고있는 코로나가 당시 다니던 회사의 경영에도 타격을 크게 입혔던 모양이다. 인원감축에 나섰고 말단에서 매달려있던 나는 이직준비나 이후의 계획을 생각할 겨를 없이 나오게 쫓겨나게 되었다. 말그대로 무계획으로 나왔던 터라 뭘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방황을 하고 있었다. 평소 즐겨보던 개발자 커뮤니티에 이런 글도 쓰면서 미래에 대한 대책을 열심히 강구했다.

이런 생활이 마냥 싫지는 않았다. 주중에 대부분 회사에서 보내던 시간들이 비어버리니 넘처나는게 시간이였다. 친구들도 만나고 나름 자유를 만끽하며 속으로 ‘그래 이번 기회에 코에 바람이라도 넣어야 겠다.’ 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6월. 잡코리아, 크레딧잡, 로켓펀치


아래 그림을 보면 5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한번에 파악할 수 있다. 당시 찾아보던 사이트들을 모아두었던 즐겨찾기 모음이다.

유비무환

각종 사이트를 누비벼 이력서를 등록하고 부산 소재의 it 회사들 인사 공고들을 찾아보고다녔다. 이 때 느꼈지만 부산은 it기업의 수도 적을 뿐더러 서울로 올라가기도 부담스러웠고 나를 쫓아냈던 회사가 있던 센텀에 있는 회사에 가기도 싫었다. 자연스레 지원을 할 수 있는 회사들이 극히 적었고 코로나로 난리가 난 상황에 신입을 뽑는 회사는 더욱이 적었다. 신입을 뽑는 기업을 봤던 이유는 몸을 담고있던 회사를 8개월이라는 애매한 기간동안 있었던 터라 1년차로 비비기 보다는 처음부터 배우자는 마음으로 신입으로 찾아봤다.

앱도 설치해서 매일매일 날라오는 추천기업들을 보며 보냈던 기억이 난다.




7월. 실업급여 개꿀?


여러분들은 일을 하며 돈을 벌 때보다, 쉬면서 지낼 때 돈이 더 들어온다면 어떨 것 같나요?

아마 받아 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이거 진짜 이렇게 주는건가?’ 물론 사회초년생인 내가 받았을 때 느껴지는 금액의 크기가 더 커보였을 수 있겠다. 지금은 다 어디갔지..?

실업급여는 실직자가 갑자기 소득이 끊겼을 때를 대비해서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또한 실업급여의 잔여 금액이 50% 이상 남았을 때 취업을 하면 남은 금액의 1/2를 축하금? 처럼 준다. 2달 정도만 받고 취업해서 1/2도 알뜰살뜰하게 받아야지!! 굳은 각오를 품었던 내가 기억이 난다.

또 7월에는 부스트 캠프에도 지원을 했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코딩테스트를 통해서 지원자를 선발했다. 알고리즘은 내가 즐겨하는 부분이고 나름 자신도 있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됬던 코딩테스트를 자주 가던 카페에서 문제를 풀었다. 시간은 2시간?이였고 문제도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기때문에 2차 코딩테스트를 빡시게 준비하면 되겠다 싶었다. 결과는

omg

실화냐??!?!?!? 2차도 아니고 1차에서?

솔직히 처음 봤을 때 메일이 잘못 날라왔나? 싶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5~6월 동안 코딩에 손을 놓았다곤하지만 이런 결과를 받을 줄은 생각 못했었다.

집에 돌아와 테스트에 나왔던 문제를 찬찬히 떠올려보고 어디서 틀렸을까 생각을 깊게 했다. 부스트캠프 쪽에서 제출한 코드를 알려주지 않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내가 기억하기론 배열속에 중복되는 문자를 제거하는 간단한 문제였다.

temp = ['a','b','c','d','a','e','f','g','e']

// 내가 풀었던 
result = list(set(temp))

// 문제가 원했던 
dict = {}
for i in temp:
	if i in dic.keys():
		pass
	else :
		dict[i] = 1
result = dict.keys()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1차는 무조건 통과하겠지 라는 생각에 문제도 제대로 보지 않고 풀었던 탓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것 같다. 조그맣게 생긴 틈이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 시기이다.




8 ~ 10월. 에라 모르게따ㅏㅏㅏ


이 때부턴 정말 인생을 흘가는대로 살기 시작했다. 아무런 목표도 의지도 없이, 시간이 가는대로 붙잡지 않고 그대로 두던 시기였다. 무언가 한 것도 없어서 적을 만한게 없을 정도로 개발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갔다.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도 생기고 전공에 대한 자신감도 바닥을 치던 때였다.

학원을 들어갈 생각을 했다. 국비지원학원을 이리저리 찾아 봤다. 커리큘럼이 Java (왜 그런지 몰라도 자바는 나와 어색하다) 커뮤니티에 찾아보면

Q) 전공생 입니다. 국비지원학원 추천해주세요

A) 답변

  • 전공자면 인터넷에 좋은 자료 많으니 찾아서 공부하세요.
  • 국비 들어가면 깊게 공부하기 힘듭니다.
  • 인강사서 혼자 공부하고 포트폴리오 만들면서 경쟁력 가지세요.

모두 크게 틀린 말들은 없었다. 그리고 그 때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도 없었다. 의지는 바닥을 치고 있었고 뭔가 해보려고 노트북을 열면 유튜브 알고리즘에 놀아나는 상황이였다.




11 ~ 12월. 누나 여기 좀 괜찮은거 같은데?


친누나는 비전공자로 시작해서 지금은 프론트엔드 개발자다. 아무래도 같은 분야에 속하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계획 없는 삶에 싫증을 느끼던 차에 얘기를 나누다가 국비 학원이 아닌 여러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관 이야기가 나왔다.

여러가지 후보가 나왔고 그 중 하나가 ‘코드 스테이츠’였다.

코드 스테이츠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타이밍 - 무언가 바로 행동할 것이 필요했었고 다른 학원들은 지원이 마감되거나 개강이 너무 멀었다.
  2. 돈 - WeWin 모델을 통해서 부모님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3. 책임감 - 수강생들의 후기와 자료들을 보면서 끝까지 밀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4. 커리큘럼 - 일단 Java 가 아니다. JS 다. react 를 배운다. 회사에서 react 써봤고 좋아했다.

이 외에도 여러 상황들이 ‘코드 스테이츠’를 가르치고 있었고 좀 더 알아보라는 누나의 말을 확인도 하기 전에 신청서를 넣었다.




마치며…


이번 해는 큰 어려움을 많이 겪은 일년이었다. 내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느낌이 상당히 좋다.

현재 ‘코드 스테이츠’ 진행중에 있다. 해당 주제에 대한 포스팅은 일주일에 하나씩 올려볼 계획이다 (과연 그 만큼의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지만).